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로 만든 직물
명주 또는 비단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명주는 문의 없이 얇게 짠 소박한 견이고, 비단은 윤이 나게 짠 화려한 견으로 품질이 다르다. 우리나라에는 견직물에 능단, 양단, 호박단, 갑사, 생고사, 숙고사 노방주, 문항라 따위 고유한 이름이 있다. 견직물은 우아한 광택과 부드러운 초감이 특징인 화려한 직물이다. 따라서 다른 직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견직물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어 '섬유의 여왕' 이라고도 한다. 견섬유는 에오고치를 원료로 하는데, 거미나 풀잠자리와 같은 곤충들도 실은 잣지만, 그런 실로는 직물을 만들 수 없다. 견섬유는 천연섬유 중에서 가장 질긴데, 강철로 만든 같은 굵기의 실보다도 질기다. 또 탄력도 아주 좋다. 따라서 견직물로 만든 옷은 매우 가볍고, 보온성도 모섬유 다음으로 커서 면직물, 레이온 따위로 만든 옷보다도 따뜻하다. 견직물은 또한 염색이 선명하게 되며, 잘 다려지고 잘 구겨지지 않는다. 견직물은 고급 옷감, 스카프, 넥타이, 실내장식품 따위를 만들 때 사용한다. 견섬유를 생산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인도, 브라질, 타이 등지이다. 견직물의 원료로는 가잠견과 야잠견이 있다. 가잠견은 품질이 좋아 상업용 견직물로 이용되며, 야잠견은 가잠견보다 광택이 떨어져 주로 직물의 씨실로 쓰인다. 가잠견은 인공적으로 사육한 누에가 만든 고치에서 뽑은 실로 짠 것으로, 상업용 견직물은 대개 가잠견이다. 품질 좋은 가잠견은 대부분 누에나방에서 생산된다. 야잠견은 작잠견이라고도 하며, 주로 자연에서 뽕나무 잎을 먹고사는 누에의 고치로 만든다. 이 벌레는 주로 중국과 인도에서 자생한다. 야잠견은 원래 색깔이 황갈색이므로 표백하기가 어렵고, 가잠견보다 광택이 떨어진다. 주로 직물의 씨실로 쓰며, 다른 섬유와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실꼬기, 정련과 중량, 염색, 직조의 과정을 거치는 가공처리
1) 실뽑기: 번데기를 죽인 후, 실을 만드는 공장에서 누에고치의 길고 섬세한 실을 감을 준비를 한다. 명주실에 붙어 있는 끈끈한 세리신(생사의 겉에 붙어 있는 아교처럼 생긴 단백질)을 녹이기 위해 고치를 뜨거운 물이 담긴 통에 넣고, 필라멘트 한 가닥만으로는 너무 가늘어서 감을 수 없으므로, 고치를 몇 개 모아서 동시에 실을 푼다. 고치가 통 안에서 움직이면서 필라멘트 가닥들이 한데 모아지고, 바늘귀와 비슷하게 생긴 작은 유도장치를 지나서 도르래로 감아올려진다. 감아올려진 필라멘트 섬유는 녹은 세리신 때문에 한 가닥으로 달라붙어 실패에 감긴다. 실패에 실이 다 감기면 실패에서 실을 풀어서 실타래를 만든다. (2) 실꼬기: 생사는 천으로 짤만큼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꼬아서 강하게 만든다. 이때 가닥을 더해서 함께 꼬기도 하는데, 어떤 천을 짤 것인가에 따라 합쳐 꼬는 실의 가닥 수가 달라진다. (3) 정련과 증량: 실을 꼬고 난 다음에도 남아 있는 세리신을 제거하려고 생사를 묽은 알칼리 용액에 넣어 삶는데, 이 과정을 정련이라고 한다. 정련 과정을 거친 견섬유는 보통 우윳빛이 도는 흰색으로 원래 지닌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세리신은 직조하기 전이나 후에 제거하는데, 천의 종류에 따라 달리한다. 정련하고 나면 견섬유의 무게가 약 25% 정도 줄어들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에는 줄어든 견섬유에 광물질을 섞어 무게를 보충하기도 했는데 이를 증량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무게를 보충한 견은 보통 견보다 약하고, 쉽게 찢어진다. 따라서, 20세기 중반부터는 견직물 산업에 엄격한 무역 법규가 정해졌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더 이상 증량견을 만들지 않게 되었다. (4) 염색: 견사를 직조하기 전에 염료로 염색하는 것을 스케인염색이라고 한다. 또 직조한 다음에 염색하는 방법을 피스염색이라고 한다. (5) 직조: 견사는 면직물과 모직물을 짜는 직기와 매우 비슷한 직기로 짠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수직기 대신에 역직기를 사용한다. 다마스쿠스직이나 화려한 드레스용 직물 같은 많은 견직물을 자카르직기를 이용한다. 디자인이 아름다운 옷감은 주로 이 직기로 만든다.
2700년경 중국에서 발견된 견직물의 역사
견섬유가 언제 발견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중국 전설에 따르면 견섬유는 기원전 약 2700년경 황제의 정원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그래서 서릉 황후는 뽕나무를 살펴보았고, 흰 벌레가 뽕나무 잎을 먹고 광택이 나는 고치를 짓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 황후가 우연히 뜨거운 물이 든 찻잔에 고치를 떨어뜨렸더니 섬세하고 거미줄처럼 얽힌 실이 고치에서 나왔고, 황후가 그것을 잡아당기자 가는 실 한 가닥이 고치에서 풀려나왔다. 이것이 견섬유의 시초이다. 서릉 황후는 곧 뽕나무밭에 아름다운 실을 짓는 벌레를 수천 마리 키웠다. 황후는 또한 명주실을 잣는 물레를 발명하고, 이 물레로 섬유를 연결해 천으로 짤 수 있을 만큼 뜨거운 강한 실을 만들었다. 또 서릉 황후는 최초로 견직물을 만드는 직기를 발명했다고 한다. 이 전설처럼 견직물은 중국에서 최초로 만들었다. 중국인들이 누에고치의 비밀을 엄격히 지킨 까닭에, 약 3000년 동안 중국에서만 견직물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 주나라에서 기자가 누에알을 가지고 와 양장법이 전해졌고, 일찍이 삼한시대부터 누에를 쳐 명주실을 잣는 일이 널리 행해졌다 삼국시대에는 화려한 견직물이 일본과의 교역품으로 사용되었고, 2세기경에는 백제 사람들이 일본에 견직물을 짜는 기술을 전했다고 한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나라에서 견직물 산업을 육성해서 한때 매우 발달했으나, 고려시대에 들어와서는 견직물을 사치스럽게 여겨 오히려 퇴보하게 되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세종과 중종을 비롯한 여러 왕이 다시 양잠을 장려하자, 농가에서 명주를 생산하게 되었다. 그러나 값비싼 비단은 청에서 들여와 사용했으므로, 일부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광복 이후 여러 가지 직기가 들어오자 견직물 생산도 한층 늘어나 널리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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