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에서 많이 쓰는 끈적끈적한 고분자물질
고무는 대부분 식물에서 얻는다. 고무를 물이나 다른 용액에 용해시키면 고무풀이 되는데, 고무풀은 물건을 접착하거나 단단하게 하는 데 또는 형택을 유지시키는 데 사용한다. 이 고무질은 탄성이 있는 고무(rubber)와는 다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아마포에 고무를 입혀서 미라를 쌌다. 오늘날에는 고무로 우표 뒷면에 입히는 풀을 만들며, 페인트나 화장품에 색을 넣을 때도 고무를 사용한다. 고무는 생크림을 부드럽게 하고, 맥주 거품을 유지하며, 아이스크림, 푸딩, 빵, 약에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구실도 한다. 또 종이를 만들 때 섬유질이 분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고무를 넣는다. 고무와 비슷한 성질의 치클은 천연 껌의 원료이다. 가장 잘 알려진 고무는 아라비아고무로 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아카시아 세네갈 나무에서 얻는다. 나무껍질에 상처를 내고 4~6주간 기다리면 수액을 얻을 수 있다. 아마, 개아카시아, 모과와 같은 식물의 씨로도 고무를 만들며, 갈조류나 홍조류와 같은 바다 식물에서도 고무를 얻을 수 있다. 고무는 화학물질로도 만들 수 있고, 셀룰로스나 녹말과 같은 천연물질을 화학 처리해서 만들 수도 있다. 고무는 여러 공업원료들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도 중요한 원료이다. 고무는 공기를 채워둘 수 있고 습기를 막으며, 전기를 거의 전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성질은 탄성이다. 고무줄을 당겼다 놓으면 고무의 탄성 때문에 재빨리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고무공을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튀어 오르는 것도 탄성 때문이다. 고무로 된 신발창은 고무의 탄성으로 걸을 때 발이 받는 충격을 흡수한다. 고무 없이 사는 일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우리는 고무를 많이 사용한다. 다른 물질들은 대개 그 물질이 없을 때 다른 원료를 대신 사용할 수 있지만 자동차 타이어를 고무가 아닌 다른 물질로 만든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오직 고무만이 탄성이 있고, 공기와 물을 차단하며, 충격을 흡수하고, 내구성이 있다. 오늘날 생산되는 고무 제품은 4-5만 가지에 이른다. 자동차는 보통 고무로 된 부품을 600개 정도 사용하는데, 강철 대신 고무로 만든 용수철 따위의 부품을 사용하는 트럭이나 버스도 많다.
타이어나 튜브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고무
고무로 개스킷(파이프의 접합이나 엔진 실린더의 이음매를 메우는 재료), 밀봉제, 벨트, 인쇄용 롤러 따위도 만든다. 방수가 되는 앞치마, 장화, 우비, 장갑, 모자도 고무로 만들고, 다른 직물에 탄성을 주려고 고무로 가공하기도 한다. 또한 단단한 경질고무로는 머리빗과 자동차 전지 용기 따위를 만든다. 병원에서는 고무로 만든 열탕 주머니, 얼음주머니, 주사기, 탄성 테이프, 수술용 장갑을 사용한다. 보청기, 산소 보급 텐트 따위에도 고무로 만든 부품이 쓰인다. 수영할 때는 고무로 된 수영복, 수영모자, 물안경, 귀마개를 착용하며, 고무보트를 타고 물놀이를 한다. 또 골프공에서 비치볼까지 많은 운동 경기에 다양한 크기의 고무공을 사용한다. 그 밖에도 실, 병마개, 장난감, 고무줄, 페인트 따위를 만드는 데에도 고무를 사용한다. 스펀지 고무나 발포고무는 공기구멍을 갖고 있어서 탄력이 고무로는 방석, 매트리스, 베개의 속 따위를 만들고 단연재로도 사용한다. 고무 시멘트는 천연 생고무와 화학 용매를 섞어서 만드는데, 용매가 증발하고 남은 끈적이는 고무가 종이를 붙인다. 고무 시멘트로 붙인 종이는 쉽게 떼낼 수 있다.
15세기에 처음 발견된 고무
15세기에 유럽 탐험가들이 남아메리카에 갔을 때 원주민들이 고무공을 튕기며 노는 것을 보았고, 고무나무에서 나오는 흰 액즙인 라텍스를 발에 바른 다음 건조해서 방수가 되는 신발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원주민들은 병 모양의 점토 틀에 라텍스를 바르고 불로 말린 다음 점토를 씻어내어 방수가 되는 병도 만들어 사용했다.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은 고무나무를 '우는 나무'라고 불렀는데,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라텍스 방울이 커다란 흰 눈물방울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프랑스 탐험가 샤를 라 콩다민이 1753년에 굳어진 라텍스를 페루에서 프랑스로 가져갔다. 18세기 후반에 과학자들이 굳은 라텍스를 테레빈유에 녹여서 방수천을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다. 1820년대 초반 영국 발명가 토머스 핸콕이 고무 조각들을 덩어리로 뭉치는 기계를 발명했는데, 그의 발명과 심험이 오늘날 고무 가공 기술의 기초가 되었다. 초기의 고무 제품들은 더운 날씨에는 끈적거렸고 추운 날씨에는 딱딱해져서 쉽게 부서졌다. 1839년 미국인 발명가 찰스 굿이어가 강하면서 열과 추위에 잘 견디는 고무의 제조 방법을 발견했다. 굿이어는 실험을 하다가 실수로 황 고무 혼합물을 뜨거운 난로 위에 쏟았는데, 그 고무 혼합물이 난로의 열로 강해져서 열과 추위에 잘 견디는 질기고 단단한 고무가 되었다. 초기 고무재배는 자연산 고무로 고무를 제조했다. 자연산 고무는 대부분 브라질의 아마존 계곡에서 생산되었고, 일부는 아프리카에서 가져오기도 했다. 브라질에서 영국으로 가져간 고무나무 씨앗은 영국과 지금은 스리랑카인 실론과 말라야의 농장에 심어 가꾸었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 고무의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 고무 타이어로 달리는 차량으로 군인과 군수 물자를 전방으로 수송했는데 연합군이 천연고무의 공급을 막자 독일은 합성고무를 만들기 시작했다. 독일과 미국 과학자들은 1920년대까지 합성고무를 만드는 실험을 계속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당시 독일에서는 합성고무 두 종류가 주로 생산되었다. 콜타르와 석유로 만드는 액체 스타이렌과 기체 뷰타다이엔으로 만든 부나에스고무와 아세틸렌과 청산으로 만든 액체 아크릴로나이트릴과 뷰티다이엔으로 만든 부나 엔 고무였다. 1939년 이전에 미국 시험가들이 천연고무 대용으로 몇 가지 합성고무를 만들었지만 합성고무가 천연고무보다 생산비용이 훨씬 많이 들었기 때문에 제조업자들은 계속 천연고무로 고무 제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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