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권과 지리적 위치로 각각 다른 식생활

 

자연환경과 사회 발달 정도와 관계가 깊은 식생활

자연조건은 사람들의 식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다시 말해 위치, 지형, 지질, 기후에 다라 생산되는 식품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특색 있는 식생활이 발달했다. 벼농사 지역에서는 쌀을 주식으로 해서 쌀을 이용한 밥, 죽, 떡 따위의 조리법이 발달했고, 밀농사 지역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빵, 국수 따위가 발달했다. 또 해안지방에서는 해산물을 조리, 가공, 저장하는 방법이 발달했다. 원시시대에는 식량을 찾아 이동하던 인간이 정착생활을 하게 되면서 가족제도와 여러 가지 의식이 생겨나고, 식생활도 발전했다. 또 불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커다란 변화가 생겼는데, 불을 이용해 연하고 맛있고 소화가 잘 되는 위생적인 음식을 만들게 되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 행사와 의식을 치르는데 또한 나라와 민족, 문화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문화권에서는 관혼상제를 중요하게 여겨, 예를 갖춰 음식을 차림으로써 식생활이 크게 발달했다. 한편, 생활이 안정되면서 철학, 종교, 예술 과학이 발달했는데 특히 종교가 식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불교에서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죽이지 못하게 해 고기를 먹지 않으며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게 한다. 오늘날은 식품 가공과 저장 기술이 더욱 발달하여 식생활이 한층 다양해졌다. 또한 교통이 발달하여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식품을 우리나라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바람직한 식생활은 우리 고유의 식습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외국의 좋은 식생활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식품을 고고루 먹고, 단백질을 충분히 먹으며 짜게 먹지 말고 정상체중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항상 즐겁게 식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라마다 종류가 다른 식생활

사람들이 매일 먹는 음식은 나라마다 종류가 다르며, 한 나라 안에서도 다르다. 어떤 나라에서는 고기를 많이 먹는가 하면 어떤 나라에서는 특별한 행사 때만 고기를 먹는다. 또 채식주의자들은 아예 고기를 먹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이 보통 먹기를 꺼리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인들은 '귀제비'라는 새의 둥지로 제비집 수프를 만들어 먹는데, 이 둥지는 귀제비의 침과 작은 물고기로 만들어진 것이다. 에스파냐인들은 새끼 뱀장어를 즐겨 튀겨 먹으며, 또 개구리 다리를 별미로 먹는 사람들도 있다.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도 문화권마다 다르다. 주로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연료와 조리기구에 따라 조리법이 결정되는데, 불로 요리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사람도 잇다. 반면에 음식을 대부분 날로 먹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음식을 아주 맵게 해서 먹는데 반해, 거의 양념하지 않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가공하지 않은 천연식품을 그대로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공식품을 주로 먹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식생활이 다른 까닭은 여러 가지인데, 크게는 지리적 이유, 경제적 이유, 종교적 이유, 관습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옛날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데, 이는 누구나 쉽게 여행할 수 있게 되고 수송이 편리해지고 통신체계가 발달하여, 음식과 식습관의 상호교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1) 지리적 이유: 한 지역의 위치와 기후, 지형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대개 섬이나 해안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해산물을 즐겨 먹으며,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가축이나 곡류를 먹는다. 따뜻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일 년 내내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풍부하게 재배할 수 있으며, 식물의 생장기간이 짧은 추운 지방에서는 곡류나 감자 같은 농작물을 주로 재배한다. 지형과 토양도 그 지역 사람들이 재배할 수 있는 종작 물은 종류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옥수수는 토양이 기름지고 물이 잘 빠지는 탁 트인 들판에서 가장 잘 자라고, 벼는 물이 고이는 평야에서 잘 자란다. 예로부터 지리적 환경도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 영향이 줄어들고 있는데, 특히 선진국에서 그 현상이 두드러진다. 우선 수송 속도가 빨라지고 식품을 보전하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멀리 떨어진 외국에서 생산되는 음식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세계 곳곳에 가보지 않고도 사람들은 에콰도르산 바나나, 에스파냐산 올리브와 오렌지, 뉴질랜드산 유제품, 노르웨이산 정어리를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다. 또한 농작물이 잘 자라기 힘든 곳에서도 농작물을 가꿀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구릉지대에서는 비탈을 깎아 길고 가느다란 땅을 만들어 재배하고, 건조한 지역에서는 관개시설을 이용한다. 또 추운 겨울에도 온실을 마련해 과일과 채소를 재배해서 일 년 내내 원하는 과일과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2) 경제적 이유: 사람들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은 종류와 양은 대개 그 나라의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필요한 식량을 스스로 생산할 수 있고 부족한 양은 수입해서 먹는다. 선진국 농부들은 생산량을 늘리려고 현대식 농기계를 사용하고 과학적인 영농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선진국에는 식품을 가공해서 수송하고 저장할 수 있는 현대식 설비가 잘 갖추어져 있다. 선진국에서는 집집마다 필요한 식품을 구입할 능력이 있으므로 쉽게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 선진국 사람들은 식사로 고기, 달걀, 유제품을 풍부하게 먹고, 곡류는 물론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많이 먹는다. 또한 즉석에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음식도 즐기며, 종종 고급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거나 음식점에서 음식을 사 와서 먹기도 한다. 개발도상국은 대부분 필요한 식량을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며 부족한 양을 수입할 능력도 없다. 농부들은 가난해서 비료나 농기계 같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설비를 사기 힘들며, 식품을 가공하고 수송해서 저장하는 설비도 부족하다. 따라서 몇몇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고생하고 있다. 이들은 가난해서 꼭 필요한 음식을 사지 못하며, 수많은 가정이 좁은 땅에서 직접 생산하는 식품에 의존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대개 탄수화물이 많이 든 곡류를 주식으로 하는데, 그 이유는 생산하고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가장 적게 들면서도 냉장고와 같은 저장시설이 따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많은 가정에서 빵을 직접 굽거나 기본재료로 다른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 (3) 종교적 이유: 많은 종교에 음식과 관련된 규칙이 있으며,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규칙에 따라 몇 가지 특정한 음식을 먹지 않는다. 예를 들면, 소를 신성한 동물로 생각하는 힌두교에서는 쇠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고, 유대교에서는 돼지고기나 조개류를 금한다. 또 종교마다 특정한 날을 정해 단식을 하고 축제를 벌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슬람교도들은 이슬람 달력으로 9월인 '라마단'에는 동틀 무렵부터 해 질 때까지 먹거나 마셔서도 안 도며, 라마단이 끝나는 날에는 축제를 벌인다. (4) 관습: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조리법, 상차림, 식사예절 따위는 전해 내려오는 관습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각 나라와 지역마다 전통 음식이 있으며, 이 음식의 대부분은 그 지방에서 생산된 식품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같은 문화권에서 만든 요리는 기본 재료가 같은 경우가 많고, 단지 양념과 조리법을 조금씩 달리해서 독특한 맛을 낸다. 몇몇 문화권에서는 상을 차리는 밥법 역시 음식을 조리하는 것만큼 중요한 의미를 둔다. 특히 프랑스와 일본 요리사들은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상차림에 신경을 많이 쓴다. 스웨덴에서는 기다란 식탁에 빵, 치즈, 생선, 샐러드, 뜨거운 고기 요리와 찬 고기 요리를 멋지게 꾸미는 '스뫼르고스보르드'라는 상차림이 인기 있다.

 

문화권과 지리적 위치로 세계마다 다른 식생활과 음식

문화권과 지리적 위치에 따라 크게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음식으로 나눌 수 있다. (1) 아시아 음식: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의 남부, 인도, 동남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의 주식은 쌀이다. 일본의 상차림에는 보통 채소, 두부, 날생선이나 익힌 생선이 들어간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하는 중국 음식은 지방마다 크게 차이가 날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중국의 남부지방에서는 잘게 썬 채소와 고기를 섞어서 튀긴 음식을 담백한 소스를 곁들여 밥과 함께 먹으며 북부지방에서는 양념해서 튀긴 음식을 국수와 함께 먹는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여러 지방에서는 달걀이나 생선, 육류, 채소를 익혀 매콤한 소스를 곁들이는 카레를 즐겨 먹는다. 중동 사람들은 밀가루로 만든 납작한 빵인 피타빵을 주식으로 한다. 특별한 날에는 시시 케밥을 먹는데, 이 음식은 양념한 양고기를 네모지게 잘라 토마토, 고추, 양파와 함께 꼬챙이에 끼워 구운 음식이다. (2) 유럽 음식: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를 고급 음식과 훌륭한 조리법의 중심지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요리사들은 특히 풍부한 맛을 내는 소스를 곁들인 정성스러운 음식과 만들기 어렵고 복잡한 케이크와 페이스트리를 잘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음식으로는 로스트비프와 요크셔푸딩(밀가루 반죽을 로스트비프 밑에 깔고 구운 푸딩)이 가장 유명하다. 이탈리아 음식은 스파게티, 마카로니, 파스타와 토마토, 마늘, 올리브기름으로 만든 소스가 유명하다. 독일에서는 소시지, 감자, 양배추, 맥주를 즐겨 먹는다. 청어와 같은 생선을 즐기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은 질 좋은 치즈와 얇고 바삭바삭한 빵을 비롯해서 부풀리지 않은 빵까지 다양한 종류의 빵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3)아메리카 음식: 카리브해 음식으로는 바나나의 하나인 플랜틴과 카사비와 같이 그 지역에서만 나는 과일과 채소를 이용해 만든 음식이 유명하다. 멕시코 음식은 음식에 후추를 다양하게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멕시코인들은 옥수수가루나 밀가루로 만든 토르티야라는 납작한 빵을 즐겨 먹는데, 토르티야를 그대로 먹기도 하고, 토르티야에 치즈, 고기, 콩, 따위를 싸서 '타코'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4) 아프리카 음식: 아프리카인들의 주식은 옥수수, 쌀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곡류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음식을 주로 야자 기름이나 땅콩기름으로 조리하며, 붉은 고추를 넣어 아주 맵게 양념하기도 한다. 콩고인들은 옥수수와 쌀로 걸쭉한 죽을 마늘에 먹는데, 특별한 경우에 육류나 생선을 넣기도 한다. 또 에티오피아인들은 붉은 고추로 맵게 만든 소스에 날고기를 넣어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