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부터 발목까지 몸의 아랫부분을 덮어 싸는 겉옷
다리를 감싸도록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다. 양복바지는 남녀가 모두 입는데, 만드는 방법은 남자용과 여자용이 다르다. 한복 바지는 겹바지와 솜바지로 나뉘며 위는 통으로 되고 그 밑으로 두 다리를 꿰는 가랑이가 있다. 양복바지를 이르는 말로 슬랙스(slacks), 드로어스(drawers), 팬츠(pants)가 있고 모양이나 옷감에 따라 판탈롱, 청바지, 맘보바지, 스키바지 따위가 있다. (1) 슬랙스: 1930년대에 스포츠용 바지로 등장했고, 오늘날에는 보통 긴 바지를 통틀어 슬랙스라고 말한다. 팬츠 미국에서는 바지를 주로 팬츠라고 한다. 팬츠는 '팬털룬즈(pantaloons)'의 줄임말로, 판탈롱과 같은 의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짧은 속바지를 팬츠라 한다. (2) 쇼츠: 쇼트 팬츠(short pants)의 줄임말이다. 대부분 휴양복이나 테니스복으로 이용되며 길이에 따라 자메이카 쇼츠나 버뮤다 쇼츠 같이 이름이 다양하다. (3) 판탈롱: 무릎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나팔 모양의 바지이다. 16세기에 이탈리아 배우 '판탈로네'가 극 중에서 긴 바지를 입고 나온 데서 유래했다. 원래는 남성용 바지였지만 1970년대 초에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한 뒤부터 남녀 구별 없이 입는다. (4) 청바지: 튼튼한 면직물로 만드는 바지로 원래 미국의 농부들이 작업복으로 입었다. 1930년경 일반인들도 입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 들어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가장 많이 입는 일상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5) 스키바지: 몸에 잘 맞으며 바지 끝에 고리가 달린 것이 특징이다. 방수성, 신축성이 뛰어난 옷감으로 만든다. 타이츠의 유행으로 스키를 타지 않을 때에도 입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판탈롱같이 바지통이 넓어지며 안감이 발목을 감싸는 모양도 많이 입는다. (6) 맘보바지: 1950년대 말에 유행한 바지로 전체적으로 다리에 꼭 맞고 길이는 종아리까지 오는 좁은 바지를 우리 날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이 바지는 영화 <사브리나>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은 뒤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보통 '사브리나 팬츠'라고 부른다.
바지를 최초로 입은 원시 유목 생활을 하던 기마민족
기원전 6세기경에는 페르시안이 바지를 입었다. 바지는 보온성이 좋고 따뜻한 데다 말을 탈 때 편한 이유로 그 후 소아시아, 시리아 등지에 전해졌다. 한편 게르만족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려고 몸에 꼭 맞는 윗옷과 함께 다리를 감싸는 바지 형태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이 바지는 남성들 사이에 널리 보급되었으나 로마제국은 야만인의 것이라 하여 금지하기도 했다. 15세기는 호스(hose)가 바지로 이용되면서 속옷인 브레(brais)가 짧아졌는데 바짓단이 오므라져 있는 브레는 다리에 꼭 붙는 것과 폼이 넓은 것이 있었다. 16세기가 되면서 여러 가지 형태의 바지가 등장했는데 엉덩이 부분을 양파 모양으로 부풀린 트렁크 호스(trunk hose), 그 밑에 입으며 다리에 꼭 끼어 무릎 아래까지 오는 캐니온스, 무릎 밑에서 오므린 베네치안이 나타났다. 그 뒤 트렁크 호스는 부풀렸던 형태가 사라지고 바지통이 직선이 되면서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오는 브리치스(breeches)가 되었다. 17세기 후반에는 오늘날 바지의 원형인 퀼로트가 등장했는데 이것은 몸에 꼭 끼며 종아리까지 오는 형태의 바지였다. 이 바지는 프랑스 귀족들이 많이 입었는데 프랑스혁명이 일어나자 무릎길이의 바지는 궁정에서만 입고 발목까지 길어진 판탈롱을 널리 입게 되었다. 19세기 중엽이 되자 판탈롱의 폭이 넓어져 오늘날의 남성용 바지와 거의 비슷해졌다. 1850년경 미국의 여성해방운동가 어밀리아 블루머가 바지를 내놓으면서 여자들도 바지를 입게 되었다. 그러나 이 당시는 화제로만 끝났고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여성들이 승마, 수영, 체조를 할 때 운동복으로 입게 되면서 널리 보급되었다. 여성이 일상적으로 바지를 입게 된 것은 이보다 훨씬 뒤인 1950년대 후반부터이며 1960년대 말에는 정장용 바지도 등장했다.
저고리와 함께 우리나라 옷의 기본이 되는 한복바지
삼국시대의 바지를 두루 말하는 고는 오늘날의 한복 바지를 말하는데 고의라고도 한다. 남녀 모두 입었으며 여자는 그 위에 치마인 상을 입기도 했다. 삼국시대에는 바지통이 좁고 길며 바짓부리에 끈을 맨 궁고를 주로 입었고 귀족들은 주로 통이 넓은 대구고를 입었다. 고굴에서는 귀족 외에 악인들도 대구고를 입었다고 한다. 백제에서는 곤이라는 긴 바지를 입었다. 삼국시대의 궁고, 대구고, 곤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고가 조금씩 변해서 오늘날의 한복 바지 모양이 되었다. 바지라는 용어는 조선시대 초에 정인지가 '파지'라고 기록한 데서 비롯되었으며, 조선 후기에 '바지'라는 기록이 나타났다. 남자 바지는 조선 초에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갖추어 즉 허리는 통으로 되었고 마루폭, 큰 사폭, 작은 사폭으로 이루어졌으며, 허리띠와 대님을 매었다. 종류로는 솜바지, 누비바지, 겹바지, 홑바지가 있고, 흰색 견이나 면을 많이 사용했으며 허리띠와 대님을 다른 옷감으로 만들었다. 여자 바지는 삼국시대에는 겉옷으로도 입었으나 치마를 주로 입은 뒤로는 속옷으로 입었다. 바지 위에 단속곳을 입고 치마를 입는 것이 보통이다. 형태는 남자 바지와 비슷하지만 통이 더 넓다. 겨울에는 명주에 솜을 넣어 지었고 봄과 가을에는 누벼 입었다. 여름에는 모시, 생노방, 옥양목으로 홑바지를 만들어 입었는데 이를 '고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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